Review/Asia 2009. 3. 9. 16:49
* 예전에 쓴 글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제품명 : 아사히 프라임 타임
원산지 : 일본 (Japan)
원료 : 정제수(물), 맥아, 이스트, 호프, 질소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5%, 330ml
제조사 : ASAHI BREWERIES.LTD


친숙한 상표, 아사히.

  아사히(朝日) 맥주(이하 아사히)는 많은 사람이 들어봤을 법하다. 아사히는 1889년 만들어진 오사카 맥주(Osaka Beer Brewing Company)를 모태로 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맥주 회사니 제법 이름을 많이 날렸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에서는 제법 잘 나가는 수입 맥주인 아사히 슈퍼 드라이(Asahi Super-dry)를 대표로 퍼져 있을 이름이다.


프리미엄 맥주 - 슈퍼 드라이와는 전혀 다른 맛?

  아사히 얘기를 하려면 '슈퍼 드라이'를 다뤄야 하니 자세한 역사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그래도 한 가지 언급할 것은, 아사히 앞에는 '기린 맥주(Kirin Beer)'라는 몇십년간 거대한 벽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사히는 업계 점유율 1위(일본)를 노리기 위해서 요 몇년간 분석을 하고 신제품을 하나 내놓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사히 프라임 타임'인 것이다.

  맥주를 일본식으로 분류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프리미엄 맥주, 보통 맥주, 발포주. 발포주는 이것저것 섞어 맥아가 50%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하며, 보통 맥주 역시 100% 맥아로 만드는 것은 아닌 맥주다. 그에 비해 프리미엄 맥주는 맥아 100% 혹은 그에 거의 준하는 높은 품질의 맥주를 통칭해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맥주로는 에비스(YEBISU)를 꼽는다.

  맥주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선호도 매우 높은 편이다. 덕분에 프리미엄 맥주에서 점수를 따면 전체적인 업계 1위에도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아사히는 이런 프리미엄 맥주가 없었고, 한참을 고민하는 끝에 나온 것이 바로 2006년 6월 28일에 발매한 '아사히 프라임 타임' 인 것이다.


훌륭한, 그러나 2% 부족한...
   프라임 타임은 Pitta hop과, 일명 지상 최고라 불리는 독일의 Tettnager 홉 종류의 파인 아로마 홉을 충분히 사용하였다. 양조법도 독일 정통 양조법인 '고온 아이마이세법'[각주:1] http://blog.naver.com/y0011052?Redirect=Log&logNo=140055669987 참조">을 사용, 거품을 오래 유지하고 맥아 맛을 살렸다. 또, 질소를 첨가함으로써 맥주의 기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각주:2] 그러나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프리미엄 맥주와의 차별성을 돋보이는데 실패했다.

  일단 맛을 살펴보자.  아사히 프라임 타임은 같은 프리미엄 맥주인 에비스에 비해 조금 더 달달한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바디의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을 주는데, 딱히 에비스와 비교하지 않아도 고미(Bitterness)보다는 감미(Sweetness)가 조금 더 강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첫맛은 위에서 말한대로 잘 잡혀있는데, 이 녀석은 끝맛이 그렇게 강한 어필을 하지는 못한다. 프리미엄 맥주 치고는 약간 밍밍한 느낌이 나는 것은 첨가한 질소 때문인지, 아니면 강한 감미가 첫맛으로 나와서인지 알 수는 없다. 거품도 부드러운 편이어서, 마시기는 좋지만 끝맛이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다.

  혹시나 해서 자주 마시는 에비스와 같이 마셔보았더니 맛의 차이가 더 느껴졌다. 에비스가 고미가 강하고 끝맛이 오래 가는 편이고, 아사히 프라임 타임은 감미가 강하고 끝맛은 약한 편이었다. 그렇지만 프라임 타임이 좋지 않은 맥주라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맛의 차이는 같이 먹지 않았을 때는 잘 모를 정도로 미묘한 차이이며, 밸런스 자체는 좋은 맥주라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그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최고의 위치를 지켜온 삿포로(Sapporo) 맥주의 에비스, 최근 들어 무섭게 포션을 차지한 산토리(Suntory)의 산토리 프라임 '모르츠(몰트)'(Suntory Prime Malt) 등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한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선전은 하고 있으나, 아사히 맥주 내부에서도 슬쩍 발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정도 포션은 가지고 있으니 버릴 수는 없는데 그 위는 보이지 않으니.. 해서 아사히 맥주는 프라임 타임의 비중을 살짝 낮추고 아사히 숙찬(Asahi Jukusen, 朝日熟撰)이라는 후속작을 내놓고 있으니, 그 처지가 어찌보면 처량한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ㅁ;

  * 참고로 아사히 프라임 타임의 칼로리는 157.5Kcal라고.

 
그러나 - 한국에서는 찾기 쉽다!

  어느새부턴가 한국에서도 수입 맥주를 찾는 것이 쉬워졌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한 회사가 아사히였다. 아사히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반짝 인기를 끌었던 슈퍼 드라이 맥주를 유통함으로써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 거대한 유통망을 정립하게 되었다.

  비록 후속작에 밀려 버림 받은(그렇다고 시장에서 형편없는 포션을 가지고 있거나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프라임 타임이지만, 이 유통망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수입 맥주 붐이 인 후에도 일본산 프리미엄 맥주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아사히 프라임 타임만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다른 맥주들도 수입량이 늘어나 프리미엄 맥주를 보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만, 여전히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아사히 프라임 타임의 큰 강점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1. "고온, [본문으로]
  2. http://foodnjoy.egloos.com/3751987 에서 기포가 들어간 맥주 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으로]

'Review > A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Japan] Asahi Jukusen (朝日熟撰)  (5) 2009.05.21
[China] 靑島 *  (0) 2009.03.23
posted by no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