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Asia 2009. 5. 21. 00:06

이미지 출처 : 롯데 아사히 홈페이지


제품명 : 아사히 숙찬
원산지 : 일본 (Japan)
원료 : 물, 맥아, 옥수수 전분, 이스트, 호프, 쌀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5%, 330ml
제조사 : ASAHI BREWERIES.LTD



아사히의 새로운 라인업!

  여느 때처럼 편의점에 들러서 아사히 프라임타임을 사려고 했더니, 파란색 캔 대신 왠 못 보던 황금색 캔이 떡하니 자리잡은 것을 보고 놀라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아사히 프라임타임의 후속으로, 이번에 새로이 라인업에 들어 고객들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아사히 숙찬(이하 주쿠센, 주쿠센은 일본식 발음)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지 않은가!

  한국에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주)롯데아사히는 이번 3월부터 주쿠센을 들여왔다. 제품을 들여왔으니 홍보는 해야겠는데...  그 홍보의 내용이 뭔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준다. 아래는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


화려한 작명센스 죽센! -_- 주쿠센도 아니고 숙찬도 아니고 이건 뭐...




신제품... 맞으세요!?

  주쿠센은 신제품이다. 2009년 들어 새로운 라인업에 포함되어 일본에서도 제품으로 나오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롯데아사히가 수입해서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게 되었다.

  주쿠센은 신제품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 사실 주쿠센은 2009년에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다. 아사히는 2005년부터 아사히가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과 여타 고급 음식점전용 맥주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맥주가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상업성도 맞을 것으로 예상한 아사히가 병, 캔맥주 제품으로 내놓은 것이 지금의 주쿠센이다.



또다른 프리미엄 맥주 - 프라임 타임과는 전혀 다른...

  주쿠센을 접할 분들이라면 대다수가 프라임 타임을 접했을 듯. 프라임 타임의 달달한 맛을 기대하시던 분들, 처음 입에 대고서 오! 라는 감탄사를 내뱉을지 의외라는 표정을 지을지 모르겠다. 감탄사를 내뱉을 분들의 입에서는 "시원하다" 라는 소리가 나올 것이요, 떨떠름해 하는 분들의 입에서는 "쌉쌀하다" 라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프라임 타임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

  일단 주쿠센은 달지 않다. 고미가 더욱 강하다. 몇 번이고 마셔도 고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질 뿐이다! 꿀꺽꿀꺽 넘기면 맛 없는 맥주와 맛 있는 맥주의 경계랄까- 틀림없이 깊은 맛을 가지고는 있는데... 맛 없는 건 아닌데... 뭔가 그 한계점을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이는 쌀을 첨가함으로써 나오는 쌉싸름한 맛을 강조하다 보니 나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특히 첫맛보다는 끝맛이 더욱 쓴 맛을 내는 것이 특징.

  그러니까 쉽게 넘기지 말라. 주쿠센의 포인트는 입 안에 얼마나 오래 머금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다. 홍보 자료에서도 자랑스레 얘기하듯이, 주쿠센은 홉의 향이 죽인다. 오래 머금고 있을수록 남는 향의 여운이 맛을 더욱 좋게 한다. 그래서 더욱 음미하길 권한다.



기대하시라! 일본 프리미엄 맥주 전성시대!

  일본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에비스 때문에 산토리를 대표로 하는 많은 후발주자들은 경쟁적으로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 잘 나가는 아사히도 그 때는 감히 프리미엄 맥주에 뛰어들지 못한 채 슈퍼드라이로 시장을 개척했으니 말이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긴 했나보다. 슈퍼드라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사히가, 지금도 일본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사히가 조급하긴 한가보다. 프라임 타임에 이어 주쿠센까지 연달아 프리미엄 맥주를 출시, 수출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격적인 면을 뒤로하고서도, 수입 맥주에는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주쿠센의 수입은 앞으로도 고품질의 일본맥주가 계속 출시, 수입 될 것이라는 호재를 암시하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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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urope 2009. 5. 11. 22:43

제품명 : 크로넨버그 1664 (Kronenbourg 1664)
원산지 : 프랑스 (France)
원료 : 맥아(몰트), 옥수수, 호프, 효모,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 330ml
제조사 : Carlsberg and Heineken
제조업체 : BRASSERIES KRONENBOURG 67200 STRASBOURG FRANCE



프랑스에 와인만 있다고 착각하지 마시라!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에펠탑, 바게뜨, 와인...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프랑스 식사를 상상해보라 하면 '프랑스식 만찬은 애피타이저부터 시작해서 고기와 레드 와인, 해산물 요리와 화이트 와인.. 그리고 샴페인과 꼬냑으로 이어지는...' 등등의 이야기가 오고가곤 한다. 프랑스 하면 와인을 생각하는 것.

  하지만 프랑스에도 와인 말고 자랑할 만한 것이 하나 더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맥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에 여행을 다녀왔던 필자도 남은 기억이라곤 마트에서 맥주는 구경도 하지 못하고, 한국에선 엄청나게 비싼 와인을 싸게 왕창 사다가 호텔방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병째로 원샷했던 것이 크게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편견을 깨는 프리미엄 맥주가 있으니, 바로 'Kronenbourg 1664 (이하 크로넨버그)'이다.



345년의 유구한 역사를 아시나요?

  1664년은 어떤 해였을까. 한국은 조선시대 현종 5년으로, 임진왜란이 끝나고 (인정하기 싫지만) 당파 싸움이 한창인 때였고, '환향녀'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시기였으며, 이웃나라 일본은 에도 막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때였다.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린 해가 바로 1664년이며,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이 1665년이니, 이 정도면 꽤나 옛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크로넨버그는 이런 '옛날'부터 만들어졌다. 상표에 자리잡은 1664는 바로 맥주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해를 나타낸다. 1664년, Geronimus Hatt이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대성당 옆에 Canon Brewery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회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상표는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바꾸게 된 것.



에일의 영향을 받은 라거 맥주의 대명사가 되다.

  프랑스 맥주 중에서는 독특하고 향기로운 알자스산 홉[각주:1]과 신선한 물 때문에, 독일과의 국경에 위치한 알자스 지방[각주:2]의 맥주를 제일로 쳐준다. 덕분에 크로넨버그는 2005 International Brewing Award 금메달 수상, 프랑스 맥주시장의 40%를 장악하는 판매량 1위, 서유럽 맥주 판매량 2위의 프랑스를 대표하는 슈퍼 프리미엄 라거가 되었지만, 사실 그 시작은 에일(Ale) 맥주에서부터였다. 그래서일까, 크로넨버그는 라거이면서도 에일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크로넨버그는 제 맛을 느끼려면 섭씨 3~5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첫 맛은 가볍다. 탄산도 적고, 적당한 산도를 유지하여 목넘김도 매우 부드러운 편. 거품은 적은 편으로, 부드러운 크림처럼 미세한 거품이 난다. 옛날 음료수 '크리미'가 조금 김이 빠지면 목넘김이 부들부들하게 잘 됐는데, 흡사한 느낌을 준다.

  끝 맛은 묵직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무거운 맛은 아니다. 라거(Lager)의 쓴 맛은 아니고, 비터(Bitter)의 쓴 맛에 조금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대로, 완전히 쓴 맛도 아닌 어정쩡한 맛. 오히려 달달한 맛이 입에 감도는데, 여기에는 특유의 향이 나기 때문이다. 과일향과 매우 흡사한 이 향은... 맞춰보시라 ㅋ[각주:3]

  크로넨버그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쉽게 갈리는 맥주다. 부드러운 탄산과 맛으로 꿀꺽꿀꺽 넘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환영받기도 하지만, 이도 저닌 중간적인 맛에 밍밍함이 특징이라며 독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다. 대체적으로 부드럽지만 밸런스는 잘 갖춘 편이라 필자는 그래도 선호하는 편.



그러나, 무너진 프랑스의 자존심.

  크로넨버그는 한 때 프랑스 최대의 식품업체 그룹 BSN의 중심적 존재였다. BSN은 본래 유리 제조업체(..)였는데, 플라스틱과 금속 포장으로 인해 입지를 위협받게 된다. 포장에 중점을 두던 BSN은 시선을 돌려 내용물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 유리 사업을 매각했다. 그리고 태어난 것이 에비앙(Evian), 요구르트 다농을 거느린 프랑스 최대의 식품 제조업체 다농(Danone)그룹. 그만큼 크로넨버그는 프랑스의 자존심이었다.
 
  에... 프랑스의 맥주를 무시하지 말라고 한참을 신나게 떠든 후에 한 마디하긴 뭣하지만, 요 몇년간 프랑스인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2000년, 라이벌 국가인 영국의 Scottish & Newcastle(S&N)에 크로넨버그 맥주가 팔렸는데, 이 때 프랑스인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각주:4] 2008년에는 네덜란드의 하이네켄과 덴마크의 칼스버그 사가 S&N을 인수함으로써 국적은 또 한 번 바뀌게 된다.

  혹자는 크로넨버그의 병 모양이 에펠탑의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병모양은 2000년에 S&N에 인수될 때 리뉴얼 된 것이라고...


  1. 알자스산 홉은 '홉 중의 캐비어' 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본문으로]
  2. 그렇지만 맥주순수령은 지키고 있지는 않다. 색을 내기 위한 캐러멜이 첨가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3. 정답은 벌꿀향이라고. 개인적으로 단 맛이 나는 것은 원료에 들어간 옥수수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4. 현재 프랑스에서 양조되기도 하지만, 영국의 Berkshire 와 Manchester (Royal) 양조장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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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pi
:
Review/Asia 2009. 3. 23. 20:33
* 예전에 쓴 글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제품명 : 칭타오(靑島)맥주 (TSINGTAO BEER)
원산지 : 중국 (China)
원료 : 맥아, 호프, 쌀,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 330ml
제조사 : TSHINGTAO BREWERY Co., LTD.


뭣?! 중국산?!

  중국산. 못 믿을 식품이나 제품에 이보다 더 많이 쓰이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인식에 '중국산'은 뭔가 구리고, 불안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중국산 맥주라니. 과격한 사람들은 아마 먹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중국산'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세계 최고급 제품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칭다오 맥주다.


제국주의가 동양에 남긴 화려한 유산

 칭다오 맥주의 역사는 1903년에 시작된다. 그 당시 산동지방은 중국이 독일에 내준 조차지로 당연히 독일인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들은 맥주가 없는 중국 땅에 불평을 가졌으리라.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없으니.. 방법은 만드는 수밖에.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인임에는 틀림없는 사람(혹은 사람들)이 물맛에 반해 바로 이거야! 하면서 공장을 세워 만든 것이 바로 칭다오 맥주라는 사실. 칭다오 맥주 홈페이지에 의하면 "독일인과 영국인이 합작으로 ‘로망맥주 지분유한공사 칭다오 공사’를 설립한 뒤에 독일에서 생산설비와 원재료를 들여와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각주:1][각주:2]고 한다.

  그 후 일본 점령기[각주:3]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이 공장 및 회사는 독일인의 손에서 중국인에게로 넘어갔지만, 그 맛과 전통은 아직도 독일식을 따르고 있으니, 이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정통 독일식 맥주의 비밀인 것이다.[각주:4]

1903년 설립 당시의 칭다오 맥주.
출처 : ⓒ 칭다오 맥주 홈페이지.


어마어마한 규모, 그리고 축제.

  칭다오 맥주는 칭다오에서만 생산될까? 천만의 말씀! 1903년에 칭다오 맥주가 문을 열었을 때만해도 지금처럼 커다란 회사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칭다오 맥주는 현재 중국 18개 성(省)에 걸쳐 40개 공장이 문을 열고 작업중이다. 거대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옌징 맥주, 진웨이 맥주와 함께 삼분하고 있으며, 중국 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만에 진출한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고 있다. 규모상으로는 전혀 꿀릴 것 없는 세계적인 맥주 회사인 것이다.

  뜬금없이 맥주회사의 규모를 얘기하는 것은, 거대한 규모를 바탕으로 밀고 있는 축제가 있기 때문! 바로 칭다오 맥주 축제가 그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맥주 축제인 칭다오 맥주 축제는 1991년부터 매년 8월에 열려 2주간 진행된다. 이 때가 되면 칭다오 시의 맥주거리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거리의 모든 좌판에서 맥주를 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중국 요리 만들기 대회, 맥주 마시기 대회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이 행사에는 비단 맥주 축제 뿐 아니라 문화행사, 외교활동도 같이 진행되어 경제 활동에 큰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2006년에는 중국 아태 국제 관광 박람회, 세계 유명 맥주기업 CEO 포럼, 음료 환경보호 포럼 등이 열렸으니, 볼거리도 더욱 늘어날 뿐더러 관광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열기를 바탕으로 칭다오 맥주의 광고 효과가 더 늘어나고 있다.

맥주 축제에서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
비록 비닐이라 해도 갓 만든 맥주를 마실 수 있는건 어찌보면 부러운 일이다.


깔끔한 맛의 비밀은...

  기름진 중국식 음식과 맞물려서 마시기 쉽도록 진화한 탓일까? 칭다오는 맑고 깨끗한 맛이 일품이다. 독일식의 맥주는 가볍든 진하든 간에 균형잡힌 바디가 장점이다. 그런데 칭다오는 뭐랄까, 조금 방방 뜨는 느낌이 약간 들어있다. 그 비밀은 바로 쌀을 첨가한다는 것. 쌀을 첨가함으로써 가벼운 맛을 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아쉽게도 조금 가벼운 맛을 낸다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런 이미지를 강화하는데는 탄산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맥주의 탄산은 맥주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과 미관상 보기 좋게 하는 것 외에도 마실 때 목넘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데, 칭다오는 탄산이 두드러지도록 많은 편도 아니다. 탄산의 지속시간은 오래가는 편이지만 탄산의 양은 조금 적은 편이며, 끝맛 또한 강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찌보면 밍밍한 맛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덕분에 진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많은 여성분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반면, 비교적 헤비 드링커에게는 사랑을 못 받는 편이다.


마치며..

  얼마 전, 2009년 2월에 칭다오 맥주 주식의 27%를 보유하고 있던 거대기업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가 지분을 대폭 내놓았다.(관련기사)  주식을 인수한 기업은 아사히 맥주로, 현재는 아사히 맥주가 19.9%, AB가 7.1%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AB는 주식 매각하기 전까지 2대 주주였는데, 이제는 아사히가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당장 주식 소유권이 바뀐다고 해서 맥주 생산 방법이나 양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아사히 맥주의 기법을 도입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단기간에는 쉽게 그 맛을 바꾸지 못할 일이다. 느끼한 기름기에 시원한 탄산을 동시에 원한다면! 양꼬치에 칭다오 한 잔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1. '칭다오맥주 지분유한공사' 홈페이지, http://www.tsingtao.com.cn/ [본문으로]
  2. http://kr.blog.yahoo.com/hhj3291/120 , 재인용 [본문으로]
  3. 이 때는 기린 맥주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4. 자세한 역사를 알고 싶으신 분은 http://idealist.egloos.com/4689561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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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Asia 2009. 3. 9. 16:49
* 예전에 쓴 글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제품명 : 아사히 프라임 타임
원산지 : 일본 (Japan)
원료 : 정제수(물), 맥아, 이스트, 호프, 질소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5%, 330ml
제조사 : ASAHI BREWERIES.LTD


친숙한 상표, 아사히.

  아사히(朝日) 맥주(이하 아사히)는 많은 사람이 들어봤을 법하다. 아사히는 1889년 만들어진 오사카 맥주(Osaka Beer Brewing Company)를 모태로 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맥주 회사니 제법 이름을 많이 날렸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에서는 제법 잘 나가는 수입 맥주인 아사히 슈퍼 드라이(Asahi Super-dry)를 대표로 퍼져 있을 이름이다.


프리미엄 맥주 - 슈퍼 드라이와는 전혀 다른 맛?

  아사히 얘기를 하려면 '슈퍼 드라이'를 다뤄야 하니 자세한 역사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그래도 한 가지 언급할 것은, 아사히 앞에는 '기린 맥주(Kirin Beer)'라는 몇십년간 거대한 벽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사히는 업계 점유율 1위(일본)를 노리기 위해서 요 몇년간 분석을 하고 신제품을 하나 내놓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사히 프라임 타임'인 것이다.

  맥주를 일본식으로 분류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프리미엄 맥주, 보통 맥주, 발포주. 발포주는 이것저것 섞어 맥아가 50%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하며, 보통 맥주 역시 100% 맥아로 만드는 것은 아닌 맥주다. 그에 비해 프리미엄 맥주는 맥아 100% 혹은 그에 거의 준하는 높은 품질의 맥주를 통칭해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맥주로는 에비스(YEBISU)를 꼽는다.

  맥주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선호도 매우 높은 편이다. 덕분에 프리미엄 맥주에서 점수를 따면 전체적인 업계 1위에도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아사히는 이런 프리미엄 맥주가 없었고, 한참을 고민하는 끝에 나온 것이 바로 2006년 6월 28일에 발매한 '아사히 프라임 타임' 인 것이다.


훌륭한, 그러나 2% 부족한...
   프라임 타임은 Pitta hop과, 일명 지상 최고라 불리는 독일의 Tettnager 홉 종류의 파인 아로마 홉을 충분히 사용하였다. 양조법도 독일 정통 양조법인 '고온 아이마이세법'[각주:1] http://blog.naver.com/y0011052?Redirect=Log&logNo=140055669987 참조">을 사용, 거품을 오래 유지하고 맥아 맛을 살렸다. 또, 질소를 첨가함으로써 맥주의 기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각주:2] 그러나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프리미엄 맥주와의 차별성을 돋보이는데 실패했다.

  일단 맛을 살펴보자.  아사히 프라임 타임은 같은 프리미엄 맥주인 에비스에 비해 조금 더 달달한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바디의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을 주는데, 딱히 에비스와 비교하지 않아도 고미(Bitterness)보다는 감미(Sweetness)가 조금 더 강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첫맛은 위에서 말한대로 잘 잡혀있는데, 이 녀석은 끝맛이 그렇게 강한 어필을 하지는 못한다. 프리미엄 맥주 치고는 약간 밍밍한 느낌이 나는 것은 첨가한 질소 때문인지, 아니면 강한 감미가 첫맛으로 나와서인지 알 수는 없다. 거품도 부드러운 편이어서, 마시기는 좋지만 끝맛이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다.

  혹시나 해서 자주 마시는 에비스와 같이 마셔보았더니 맛의 차이가 더 느껴졌다. 에비스가 고미가 강하고 끝맛이 오래 가는 편이고, 아사히 프라임 타임은 감미가 강하고 끝맛은 약한 편이었다. 그렇지만 프라임 타임이 좋지 않은 맥주라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맛의 차이는 같이 먹지 않았을 때는 잘 모를 정도로 미묘한 차이이며, 밸런스 자체는 좋은 맥주라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그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최고의 위치를 지켜온 삿포로(Sapporo) 맥주의 에비스, 최근 들어 무섭게 포션을 차지한 산토리(Suntory)의 산토리 프라임 '모르츠(몰트)'(Suntory Prime Malt) 등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한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선전은 하고 있으나, 아사히 맥주 내부에서도 슬쩍 발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정도 포션은 가지고 있으니 버릴 수는 없는데 그 위는 보이지 않으니.. 해서 아사히 맥주는 프라임 타임의 비중을 살짝 낮추고 아사히 숙찬(Asahi Jukusen, 朝日熟撰)이라는 후속작을 내놓고 있으니, 그 처지가 어찌보면 처량한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ㅁ;

  * 참고로 아사히 프라임 타임의 칼로리는 157.5Kcal라고.

 
그러나 - 한국에서는 찾기 쉽다!

  어느새부턴가 한국에서도 수입 맥주를 찾는 것이 쉬워졌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한 회사가 아사히였다. 아사히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반짝 인기를 끌었던 슈퍼 드라이 맥주를 유통함으로써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 거대한 유통망을 정립하게 되었다.

  비록 후속작에 밀려 버림 받은(그렇다고 시장에서 형편없는 포션을 가지고 있거나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프라임 타임이지만, 이 유통망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수입 맥주 붐이 인 후에도 일본산 프리미엄 맥주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아사히 프라임 타임만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다른 맥주들도 수입량이 늘어나 프리미엄 맥주를 보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만, 여전히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아사히 프라임 타임의 큰 강점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1. "고온, [본문으로]
  2. http://foodnjoy.egloos.com/3751987 에서 기포가 들어간 맥주 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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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 하버 필스너 (Harboe Pilsner)
원산지 : 덴마크 (Denmark)
원료 : 맥아, 호프,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4.6%, 330ml
제조사 : Hartboes Bryggeri A/S Denmark
제조업체 : Darguner Brauerei GmbH


Harboe? 하버가 뭐야?

  Harboe는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덴마크 맥주 회사를 말한다. 수입 맥주 시장이 증가하면서, 한국에는 많은 수입 맥주가 들어오게 되었지만, 아직도 덴마크의 맥주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은 아니다. 물론 덴마크의 대표적 맥주로 꼽히는 칼스버그(Carlsberg), 튀보르(Tuborg) 등은 익숙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말이다. Harboe社의 Harboe 맥주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는 않은 브랜드로, 1883년에 설립되어 현재 덴마크, 독일, 에스토니아에서 주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작년 9월부터 세븐일레븐을 통해서 비교적 싼 가격인 17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황금빛의 맥주, 필스너 정통의 맛.

  하버 필스너는 말 그대로 Harboe社의 필스너 맥주를 말한다. 필스너 맥주는 황금색을 띄는, 라거맥주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하버 필스너는 맥주 순수령을 지킨데다가, 홉도 클래식 홉을 사용해서 정통 라거의 맛을 낸다. 바디의 밸런스는 적당히 맞는 편이지만, 맛의 레벨은 전체적으로 가벼운 편. 쓴 맛이 약해 쉽게 쉽게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군다나 알콜도수도 높은 편이 아니라서 마시기 더욱 쉬울 수도 있겠는데, 덴마크에서는 알콜도수가 4.4%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맥주는 4.6%. 이는 독일에 판매하는 버전과 같은 버전이라고.

이것이 황금빛으로 안 보인다면 필자의 사진 실력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다. ㅠㅠ

캔 아래부분을 보면 유통기한은 아니지만 'Best before'라고 밑에 써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영어만 써있는건 아니고 순서대로 덴마크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가 적혀있다. (독일어 버전이 없는 것은 나한테 묻지 말지어다!)

친절하지 아니한가! 사실 다른 맥주도.. (후략)


시장 측면에서 - 앞으로 기대되는 맥주

  수입된지 어언 석 달, 아직도 '하버'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그리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맛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특별히 당기는 맛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것을 역으로 살리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유형의 맥주 중에서 성공한 맥주는 하이네켄(Heineken)을 들 수 있는데, 하이네켄처럼 특별한 맛보다는 꾸준히 찾을 수 있는 맛을 타겟으로 한다면 충분히 시장성을 높이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더군다나 값이 싸지 않은가! 아마도 앞으로는 주위에서 하버 필스너를 찾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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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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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n ☆ 2009. 1. 10. 12:57

  얼마 전 호가든에 대한 글을 쓰면서, 호가든을 한국에서 생산하면서 생긴 맛의 변화에 대해서 대놓고 깐적이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웹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이 포스트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사히마저.. (후략)[각주:1] 이쯤 되면 한 번쯤 '맥주의 글로벌화와 생산의 현지화'라는 개념으로 한 번 얘기를 풀어봐야 할 것 같다.


  과거의 맥주 소비

  맥주가 만들어진 후로부터 아주 오랫동안은, 맥주의 소비가 지금처럼 넓은 지역에서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무슨말인가 하면 예전에는 지금의 독일처럼 맥주를 자가생산이나, 지역생산의 개념으로 생산하고 소비하였다는 말이다.[각주:2] 그러던 것이 유통망이 잘 갖춰지면서부터 전국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맥주를 낳게 하였다. 하이네켄, 산 미구엘, 버드와이저, 밀러 등의 맥주가 그 혜택을 입은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소위 말하는 '물 맛' 때문에 지금까지 생산지는 바꾸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관행이었다.


  '물 맛'

  물 맛이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정수기 물과 깊은 산 속 약숫물과 맛이 같냐고. 같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뭐라고 해줄 말이 없긴 하다(하긴 내 주위엔 소주와 맥주가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기도 하다!). 물의 맛도 그리 느껴질 터인데, 그 물을 기반으로 하는 맥주의 맛이 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하등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칭다오 맥주 회사를 설립할 때, 회사를 설립한 독일인들이 청도 지역의 물 맛에 반해 맥주회사를 지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각주:3]


  하지만 대세는 바뀌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맥주의 품질도 품질이지만, 시장에 맞는 환경을 맞추기 위해서 그들만의 정통성을 파괴하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한국의 OB를 비롯해 미켈롭,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을 가지고 있는 인베브(InBev) 같은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버드와이저는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호가든 마저 원액을 수입해서 한국에서 만들어 팔고 있지 않은가. 덕분에 맥주의 맛이 변한건 사실이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맥주의 맛이 변하면서도 그들이 원하던 것이 있었기에 맥주 공장을 현지화했을 것이다. 무엇이 그것을 바꿨을까. 당연히 회사 입장에서는 손익이 맞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시도했을 것이다. 아무리 맛이 좋더라도, 맥주를 매 병마다 외국에서 수입해 온다면 소비자가 살 수 있는 금액은 더욱 올라간다. 그렇다면 시장 판매가 오히려 줄 수 있으므로, 공장을 현지화해서 공급을 원활히 하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버드와이저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하면서 가격이 상당히 낮아진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맛이나 이미지를 조금 손해보면서, 실제로는 이득을 보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결코 배려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맥주 맛을 구분 못 하는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먼저 말해두고 싶다. 그렇지만 분명 맥주를 즐기며, 그 맛을 즐기는 사람은 많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거한 회사의 행동들이 결코 애주가들을 위한 배려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맥주의 글로벌화에 따른 생산의 현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그것이 마냥 각 맥주의 정통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만 하면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것으로, 명분에 맞게 실제 행동도 따라줬으면 하는 것이다. 버드와이저 같은 경우는 가격을 낮추는데 성공했지만, 호가든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생산한 이후에도 수입했을 때와 똑같은 가격이다. 그 동안의 이미지만 깎아먹는 일인데, 최소한 이런 명분에도 맞지 않는 처사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궁극적으로는 어디서 만들어도 맥주의 맛이 최대한 비슷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말이다.


P.S : 1월 10일자로 기사가 하나 떴길래 링크 걸어봅니다.

‘호가든 vs 오가든’ 물 바뀌면 술맛도 달라진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1. 며칠 전 사온 아사히는 아직 일본 산이긴 했지만... [본문으로]
  2. 독일에는 "맥주공장의 굴뚝 그림자가 미치는 범위 내에서만 맥주를 마셔라" 라는 말이 있다. [본문으로]
  3. http://nopi.tistory.com/entry/China-%E9%9D%91%E5%B3%B6 [본문으로]
posted by nopi
:
☆ Anything else ☆ 2008. 12. 10. 23:33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콘스타치(Cornstarch)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아마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이 콘스타치라는 녀석을 쉽게 말하면 '옥수수 전분' 이다. 옥수수(Corn) + 녹말(Starch)라는 말에서 기원했지만, 요즘은 맥주에 들어가는 녹말 성분을 대체로 일컬어서 말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맥주에 들어가는 녹말을 감자와 고구마에서 주로 추출했었는데, 이 두 작물은 연중 조업이 불가능하다. 그에 비해 옥수수는 연중 조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점차 이들을 대체하게 되었고, 현재는 대부분 옥수수에서 녹말을 추출하게 되었다.

  느닷없이 이 얘길 하는 이유는, 저번에 했던 포스트 (한국에서 맥주 마실 때 불평할 수 밖에 없는 이유 (2) - 병맥주편)에 내용을 살짝 더 보충하려고 하는 것이다. 콘스타치를 넣게 되면, 비싼 보리를 적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단가가 떨어지는 (생산자 입장에서) 이점이 있다. 소비자의 경우도 부정적으로만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마냥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굳이 녹말을 첨가하지 않고라도, 부드러운 맛을 내는 맥주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트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Kronenbourg 1664, 독일의 BECK'S 등이 대표적이다. 맥주 순수령을 지키면서 부드럽게 만든 맥주의 경우 맥주 그 자체의 바디감도 상실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콘스타치를 첨가한 제품은 바디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점차 사람들이 맥주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맛있는 오리지널 맥주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콘스타치가 들어가는 맥주는 활기차게 팔리고 있다. 부드러운 맛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가격이 싼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원리에 따라 이런 맥주들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분명 이런 맥주들이 아직도 메이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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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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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n ☆ 2008. 11. 24. 23:46
한국에서 맥주 마실 때 불평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 - 생맥주편

  생맥주에 대한 환상이 깨지신 분들은 대부분 '깨끗하니까', '맛의 변화가 적으니까' 같은 이유를 들며 다음 차례로 병맥주를 찾게 될 것이다.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병맥주만을 찾기에는 뭔가가 섭섭하고 허전하다.

  일단 가격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당장 집 근처의 마트나 편의점을 가보자. 전체적인 맥주 가격은 비싼 편이다. 대부분의 맥주는 2천원을 넘고, 2천원 이하의 맥주는 국산 맥주 대부분과 버드와이저(Budweiser)[각주:1], 하버 필스너(Harboe Pilsner), 하버 레드(Harboe Red) 등의 일부 수입맥주가 있을 뿐. 그에 비해, 일본 편의점에서는 기린 이치방(一番)과 에비스가 각각 200엔, 230엔에 팔리고, 독일에서는 바스타이너 한 병이 0.5 유로 밖에 하지 않는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에서 마실 수 있는 병맥주의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불평을 해도 하등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각주:2]

  여기에 반론으로, 당연히 수입 맥주는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비싸다는 의견을 내세울 수 있다. 그러면 국산 맥주 중에서도 비싼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국에서 '호가든 (Hoegaarden)'은 수입해서 접할 수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도 생산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수입할 때와 같다.[각주:3]

  그렇게 불만이면 비교적 값이 싼 국산 맥주를 사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지만, 모두가 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많은 국산 병맥주는 맛이 없다!

  맛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재료에 있다. 애초에 맥주는 물, 호프, 맥아로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각주:4], 양조단가를 낮추겠다고 옥수수 전분 등 맥아보다 저렴한 곡물을 섞으니 맛과 향이 떨어질 수 밖에. 국산 맥주 중에서 100% 보리로 만든 맥주는 하이트 프라임 정도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러(Miller)와 삿포로 실버컵과 같이 옥수수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 맥주들보다도 풍미가 약하니 기술력이 달리는 것도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이겠다.


당연히 보리로 만들어야 하는 맥주에 '100% 보리로 만든 맥주'라고 자랑하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1. 그나마 버드와이저는 한국에서 생산한다. [본문으로]
  2. 일본 여행을 갔던 2005년에는 100엔당 환율이 1000원이었고, 유럽 여행을 갔던 2006년에는 1유로당 환율이 125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를 인정 못 한다면 LeeMan Bros. 를 욕하도록 하자. [본문으로]
  3. 맛은 더 없어졌다. 링크를 참조. [본문으로]
  4. http://nopi.tistory.com/entry/맥주-순수령이란 [본문으로]
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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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n ☆ 2008. 11. 23. 13:49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물론,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여행을 다녀보면서 맥주 한 잔쯤 안 한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학생을 위시로 한 젊은 사람들은 유럽여행이나 가까운 중국, 일본 여행을 갔다 온 사람도 꽤나 있을텐데,  현지의 맥주를 마시고 나서 한국의 맥주가 맛이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의 숫자나 그 질에 있어서도 일본이나 유럽에 버금간다고 생각하는데, 유독 한국의 맥주는 맛이 없는 편이다.

  맥주라는 녀석은 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다로운 녀석이다. 먼저 생맥주의 경우를 보자. 한국의 대부분의 술집은 생맥주를 거의 같은 회사에서 받아 쓰는 형편이기 때문에(안타까운 현실이다 -_-) 실제로는 맛이 같아야 하겠지만, 당연히 다 똑같지는 않아 술집마다 생맥주의 맛이 다른 경우가 있다. 어떤 악덕 주점이 불순물을 넣었을지도 모르고 어떤 집이 더 맛있게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이 차이는 관리를 어떻게 해줬는가 에서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맛이 없고.

  생맥주는 효모(yeast)가 살아 있다는 의미로 생(生) 자를 붙이는 것이다. 효모가 계속 살아서 맛을 내는 것이 생맥주란 소린데, 문제는 이 효모를 관리하는 데 있다. 효모는 온도에 매우 민감한데, 효모가 살아서 맥주의 맛을 가장 잘 살리는 것이 2~3℃ 정도라고 한다. 맥주 관계자들이 이것을 모를리가 없다. 당연히 공장에서 출하해서 나오는 맥주는 온도를 잘 지켜서 나온다. 이제부터가 (타국의) 맛있는 맥주와의 차이점을 만든다. 일본같은 경우는 냉장차를 동원해서 생맥주를 운송하는 반면, 한국은 소형 트럭 뒤에 궤짝 담듯이 담아서 온다는 것!(혹자는 LPG 가스통 싣는 것과 똑같다 하였다 =ㅂ=) 그나마 겨울이라면 낫지, 여름같을 때는 오르락 내리락 하는 온도에 관리가 될리 만무하다.

LPG만 생맥주 통으로 바꾸면 딱이다.


  한국 생맥주가 '전반적으로' 맛이 없는 이유는 온도 차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면 각 판매점마다 파는 맥주 맛은 왜 다를까?



 
생맥주 관을 청소를 안 해주면 생기는 찌꺼기. 이것이 바로 맥주를 맛없게 하는 '비어 스톤(Beer Stone)'이다. 관리를 잘 하는 집은 맛이 있는 것이고, 관리를 안 하는 집은 맛도 없고 냄새도 나고... 일본에선 매뉴얼대로 위생적으로 매일 소독하고, 독일에선 법으로 관청소를 매일 2시간씩 하게 되어 있다고 하니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눈으로 봐도 확연히 보이지 않는가? 맛있는 생맥주를 먹고 싶으면 단골집에 가서 호스 청소를 해달라고 하는게 우선일 것이다.


사진 출처 : 2008년 6월 20일에 방영된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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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urope 2008. 11. 23. 01:27

제품명 : 하버 레드 (Harboe RED)
원산지 : 덴마크 (Denmark)
원료 : 맥아, 호프,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4.6%, 330ml
제조사 : Hartboes Bryggeri A/S Denmark
제조업체 : Darguner Brauerei GmbH

<맥주 소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버 레드는 '레드 맥주 (Red Beer)'다. 맥아를 볶는 과정에서 붉은 색을 내는 것이다. (Guiness 흑맥주가 맥아를 볶는 과정에서 까만 색을 내는 것과 유사하다.)
 
<뒷 이야기>
  경기가 끝없는 불황임에도, 수입맥주 시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버(Harboe)社의 맥주 필스너(Pilsner)와 레드(Red)는 그 시류에 편승해 2008년 9월부터 수입되었다. 판매하는 곳은 세븐일레븐으로, 세븐일레븐이 하버 사와 손을 잡고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다. 판촉기간이라 가격이 싼 것인지 앞으로도 계속 이 가격으로 나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008년 11월 현재 세븐일레븐에서 1700원의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Taste>
  첫 맛과 향은 흑맥주를 연상시킨다. 흑맥주와 유사한 맛이지만 조금 가벼운데, 황금색을 띄는 보통의 라거 맥주와 흑맥주의 중간 정도라고 할까. 묵직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밍밍한 듯 애매한 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흑맥주가 무거워서 싫어하는 사람은 흑맥주와 비슷한 느낌으로 접하기에 편한, 그런 맛이다. 전반적으로 맛이 괜찮으며 끝맛도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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