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Asia 2009. 3. 23. 20:33
* 예전에 쓴 글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제품명 : 칭타오(靑島)맥주 (TSINGTAO BEER)
원산지 : 중국 (China)
원료 : 맥아, 호프, 쌀,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 330ml
제조사 : TSHINGTAO BREWERY Co., LTD.


뭣?! 중국산?!

  중국산. 못 믿을 식품이나 제품에 이보다 더 많이 쓰이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인식에 '중국산'은 뭔가 구리고, 불안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중국산 맥주라니. 과격한 사람들은 아마 먹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중국산'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세계 최고급 제품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칭다오 맥주다.


제국주의가 동양에 남긴 화려한 유산

 칭다오 맥주의 역사는 1903년에 시작된다. 그 당시 산동지방은 중국이 독일에 내준 조차지로 당연히 독일인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들은 맥주가 없는 중국 땅에 불평을 가졌으리라.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없으니.. 방법은 만드는 수밖에.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인임에는 틀림없는 사람(혹은 사람들)이 물맛에 반해 바로 이거야! 하면서 공장을 세워 만든 것이 바로 칭다오 맥주라는 사실. 칭다오 맥주 홈페이지에 의하면 "독일인과 영국인이 합작으로 ‘로망맥주 지분유한공사 칭다오 공사’를 설립한 뒤에 독일에서 생산설비와 원재료를 들여와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각주:1][각주:2]고 한다.

  그 후 일본 점령기[각주:3]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이 공장 및 회사는 독일인의 손에서 중국인에게로 넘어갔지만, 그 맛과 전통은 아직도 독일식을 따르고 있으니, 이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정통 독일식 맥주의 비밀인 것이다.[각주:4]

1903년 설립 당시의 칭다오 맥주.
출처 : ⓒ 칭다오 맥주 홈페이지.


어마어마한 규모, 그리고 축제.

  칭다오 맥주는 칭다오에서만 생산될까? 천만의 말씀! 1903년에 칭다오 맥주가 문을 열었을 때만해도 지금처럼 커다란 회사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칭다오 맥주는 현재 중국 18개 성(省)에 걸쳐 40개 공장이 문을 열고 작업중이다. 거대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옌징 맥주, 진웨이 맥주와 함께 삼분하고 있으며, 중국 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만에 진출한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고 있다. 규모상으로는 전혀 꿀릴 것 없는 세계적인 맥주 회사인 것이다.

  뜬금없이 맥주회사의 규모를 얘기하는 것은, 거대한 규모를 바탕으로 밀고 있는 축제가 있기 때문! 바로 칭다오 맥주 축제가 그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맥주 축제인 칭다오 맥주 축제는 1991년부터 매년 8월에 열려 2주간 진행된다. 이 때가 되면 칭다오 시의 맥주거리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거리의 모든 좌판에서 맥주를 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중국 요리 만들기 대회, 맥주 마시기 대회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이 행사에는 비단 맥주 축제 뿐 아니라 문화행사, 외교활동도 같이 진행되어 경제 활동에 큰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2006년에는 중국 아태 국제 관광 박람회, 세계 유명 맥주기업 CEO 포럼, 음료 환경보호 포럼 등이 열렸으니, 볼거리도 더욱 늘어날 뿐더러 관광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열기를 바탕으로 칭다오 맥주의 광고 효과가 더 늘어나고 있다.

맥주 축제에서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
비록 비닐이라 해도 갓 만든 맥주를 마실 수 있는건 어찌보면 부러운 일이다.


깔끔한 맛의 비밀은...

  기름진 중국식 음식과 맞물려서 마시기 쉽도록 진화한 탓일까? 칭다오는 맑고 깨끗한 맛이 일품이다. 독일식의 맥주는 가볍든 진하든 간에 균형잡힌 바디가 장점이다. 그런데 칭다오는 뭐랄까, 조금 방방 뜨는 느낌이 약간 들어있다. 그 비밀은 바로 쌀을 첨가한다는 것. 쌀을 첨가함으로써 가벼운 맛을 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아쉽게도 조금 가벼운 맛을 낸다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런 이미지를 강화하는데는 탄산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맥주의 탄산은 맥주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과 미관상 보기 좋게 하는 것 외에도 마실 때 목넘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데, 칭다오는 탄산이 두드러지도록 많은 편도 아니다. 탄산의 지속시간은 오래가는 편이지만 탄산의 양은 조금 적은 편이며, 끝맛 또한 강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찌보면 밍밍한 맛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덕분에 진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많은 여성분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반면, 비교적 헤비 드링커에게는 사랑을 못 받는 편이다.


마치며..

  얼마 전, 2009년 2월에 칭다오 맥주 주식의 27%를 보유하고 있던 거대기업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가 지분을 대폭 내놓았다.(관련기사)  주식을 인수한 기업은 아사히 맥주로, 현재는 아사히 맥주가 19.9%, AB가 7.1%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AB는 주식 매각하기 전까지 2대 주주였는데, 이제는 아사히가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당장 주식 소유권이 바뀐다고 해서 맥주 생산 방법이나 양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아사히 맥주의 기법을 도입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단기간에는 쉽게 그 맛을 바꾸지 못할 일이다. 느끼한 기름기에 시원한 탄산을 동시에 원한다면! 양꼬치에 칭다오 한 잔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1. '칭다오맥주 지분유한공사' 홈페이지, http://www.tsingtao.com.cn/ [본문으로]
  2. http://kr.blog.yahoo.com/hhj3291/120 , 재인용 [본문으로]
  3. 이 때는 기린 맥주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4. 자세한 역사를 알고 싶으신 분은 http://idealist.egloos.com/4689561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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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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