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08.11.09 :: [Belgium/Korea] Hoegaarden 2
  2. 2008.11.06 :: 맥주 순수령과 한국의 주세법
  3. 2008.10.14 :: '맥주 순수령'이란?
  4. 2008.09.29 :: [Germany] BECK'S
Review/Europe 2008. 11. 9. 12:18
  퀴즈 하나. 이것은 벨기에산 맥주다. 오렌지 맛이 살짝 맴도는 정통 화이트 맥주인 이것은 무엇일까요?

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않고 '호가든(Hoegaarden)' 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렇게 문제를 내기가 조금은 껄끄럽게 되었다. 쟁점은.. 벨기에산이 아니라는 것. 어? ... 자세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제품명 : Hoegaarden
원산지 : 벨기에 (Belgium)
원료 : 맥아, 밀, 코리앤더(고수), 말린 오렌지 껍질, 호프
종류 : 화이트맥주 (White Beer / Weißbier)
알콜도수 및 용량 : 4.9%, 330ml
제조사 : InBev

<맥주 소개>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호가든은 벨기에의 맥주로, 원산지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동쪽에 위치한 '호가든 마을' (..). 호가든 지방은 점토질의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었는데, 1445년에 호가든 지방을 찾은 수도사에 의해 '비여과 밀맥주' 주조법이 전수되자 품질 좋은 밀맥주가 생산되었다. 이후 호가든 지방은 품질 좋은 밀에서 나오는 맥주 덕분에 맥주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했고, 한 때는 인구가 6천여명 정도 되는 작은 마을에서 양조장이 30개가 넘었을 정도로 성황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고, 예전에도 주민들에게 사랑받았던 호가든은 사실 없어질 뻔한 맥주였다. 20세기 초반이 되자 대량생산 맥주의 공세 앞에 자가 양조 맥주는 점점 문을 닫기 시작, 1957년에는 마지막 밀맥주 양조장인 톰신(Tomsin) 양조장이 폐쇄되었다. 이 때 피에르 셀리스(Pierre Celis)라는 영웅이 등장한다. 셀리스는 우유배달을 하면서 톰신 양조장에서 견습생을 했었고, 양조장 폐쇄가 안까워 밀맥주 살리기에 힘썼다. 부친의 자금지원 + 노련한 양조가의 도움 + 오랜 양조장에서 전래된 방식 + 색다른 원료 조합 + 피나는 열정과 노력으로, 9년만인 1966년에 등장한 것이 지금의 호가든이다. 호가든에 들어가는 귤피 등 독특한 제조법은 이 때 추가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공법과는 조금 다른데, <뒷 이야기>에서 언급하도록 한다.) [각주:1]

  호가든의 색은 독특한 희고 탁한 노란색이다. 이는 1차 발효된 맥주에 효모를 주입하여 2차 발효시키는 고유한 방식이 만든 것.

<뒷 이야기>
  호가든이 원활히 생산이 되던 1985년, 양조장에 화재가 나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발생한다. 당시 벨기에 최대 양조사인 인터브루(Interbrew)의 자금지원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인터브루는 자금 지원을 구실로 셀리스에게 맥주의 제조공법을 바꾸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이에 견디지 못한 셀리스는 회사를 인터브루에 매각하고, 자신은 미국 텍사스로 건너가 셀리스 맥주(Celis Brewery)社를 세우고 자신의 공법으로 다시 밀맥주를 만들기 시작한다.[각주:2]

  예전에 벡스(Beck's)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 '안호이저부시인베브(Anheuser-Busch InBev)'라는 회사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 회사의 제품을 나열했었는데, 다시 한 번 써보도록 하자. 버드라이트, 버드와이저, 스콜, 벡스, 호가든, 레페, 뢰벤브로이, 오비, 미켈롭, 내추럴 등. 뭔가 눈에 띄는 것 없는가? 바로 한국의 오비 맥주, OB가 들어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여기를 보면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어?



그렇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호가든은 벨기에산이 아니라 한국산이다! OB 맥주 공장에서 만드는 한국산이란 말인 것이다!





아 안 돼... 오가든이라니..


제품명 : Hoegaarden
원산지 : 벨기에 (Belgium)
생산지 : 한국 (Korea)
원료 : 맥아, 밀, 코리앤더(고수), 말린 오렌지 껍질, 호프
종류 : 화이트맥주 (White Beer / Weißbier)
알콜도수 및 용량 : 4.9%, 330ml
제조사 : InBev
제조업체 : 오비맥주주식회사.

아무래도 호가든의 설명을 이렇게 바꿔야겠다.

<Taste>
  호가든은 밀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가벼운 맛을 바탕으로, 첨가된 귤피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첨가된 코리앤더는 원래 향신료로, 방향성 향과 옅은 단맛을 더해준다. 밀맥주 특유의 맛에다 탄산도 거의 없어 빨리 마시기에 좋다.
  그러나 오가든은 특유의 향이 많이 죽었고 좀 더 밍숭맹숭한 맛이다..

<Tip>
  호가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육각형 모양의 호가든 전용 잔이다. 모양, 부피, 크기 등 모든 것이 맛과 향,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호가든 병의 뒷면에도 써 있는, '호가든 제대로 마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절반~ 3분의 2 정도를 글라스에 따른다.
  2. 맥주가 남아있는 병을 살살 흔들어준다.
  3. 나머지를 잔에 따라 마신다.

  흔들어 마시면 맥주 안에 침전되어 있는 효모가 맥주와 혼합이 된다. 호가든 안에 침전된 것이 보여도 효모가 있는 것이니, 상한 것이라 생각지 말고 마시도록 하자 ^^;

<Memory>
  딱히 뭐라고 기억이 남는건 아니지만.. 어찌된게 호가든은 수입할 때나 한국에서 생산할 때나 가격이 똑같은 것일까.. 버드와이저 같은 놈.


  1. http://efn.edaily.co.kr/Brandnews/newsTotalRead.asp?sub_cd=DJ&newsid=01134886583321456 [본문으로]
  2. 현재 셀리스社는밀러(Miller Brewery)에 인수되어 미시건 맥주(Michigan Brewery)로 개명하였고, 셀리스의 딸과 사위가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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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thing else ☆ 2008. 11. 6. 00:27
  맥주 순수령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맥주는 '물, 보리(맥아), 호프'만을 이용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명문화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팔리는 맥주는 맥주 순수령을 지키지 않은 것들이 많다. 옥수수가 들어간 것도 있고, 쌀이 들어간 것도 있다. 이쯤하면 '맥주'라는 개념이 모호해질만 하다.

  한국의 주세법[각주:1]에 따르면, 맥주는 "맥아 및 홉과 백미·보리·옥수수·고량(高梁)·감자·녹말·당질·캐러멜 중의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것과 물을 원료로 발효시켜 여과제성(濾過製成)한 것"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여기에도 제한은 있어서, 맥아 이외의 녹말질 원료가 맥아 무게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알코올분은 2도 이상 6도 이내가 되는 것만이 맥주로 인정받을 수 있다.[각주:2]

  이런 반 사기성 맥주를 두고 저것도 맥주냐고 비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는 이러한 '음료'도 맥주로 인정해주는 주세법을 걸고 넘어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뛰어나신 윗대가리들은 주세법에 한낱 희망을 기대하게 하는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아쉽게도 주세법의 '구멍'이란 맥주의 원료를 제한하는 내용은 아니고, 술 제조자 전반에 관한 내용이다. 예전 주세법은 일제의 잔재로 개인이 술을 주조하는 것을 막았는데, 개정된 주세법은 소규모 양조장을 허용,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소규모 양조장이다보니 만든 맥주를 쉽게 상품화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하우스 맥주'라는 이름으로 맛을 볼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맛있는 생맥주를 맛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맥주 공장 견학이 있겠으나..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


  1. http://likms.assembly.go.kr/law/jsp/Law.jsp?WORK_TYPE=LAW_BON&LAW_ID=A1385&PROM_NO=08852&PROM_DT=20080229&HanChk=Y [본문으로]
  2. 원래 한국 맥주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해방 전까지 독일식 맥주였으나,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군이 좋아하는 형태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것이 현재 주세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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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thing else ☆ 2008. 10. 14. 00:28
  병이나 캔으로 된 맥주를 마실 때 뒷면을 한 번 보자. 맥주에 들어가는 원료가 매우 다양할 것이다. 효모, 호프, 옥수수, 맥아[각주:1], 설탕, 사탕수수... 등등. 이렇듯이 맥주를 만드는 원료는 딱히 명시된 것이 없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
  맥주에 관한 포스팅을 보면 가끔씩 '맥주 순수령'이란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맥주를 소개할 때 'XX 맥주는 맥주 순수령을 지켜 만든 어쩌구저쩌구...' 등의 얘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앞에서 말한 맥주 원료를 명시한 단 한가지, 그것이 바로 '맥주 순수령'이다.

  맥주 순수령은 독일의 빌헬름 4세가 1516년 맥주의 품질 향상을 위해 보리·호프·물의 3가지 원료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령을 말한다 (1516년에 제정된 법이니 아득한 옛날에 만들어진 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에서는 지금까지도 이 맥주 순수령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비교적 대중적이지 않았던 맥주는 15세기 이후에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하나 둘씩 생긴 양조업자들은 12~14 세기에 발견된 호프(Hop)를 그 전에 있던 밋밋한 술에 첨가하여 맥주를 만들어 팔게 되었는데, 호프를 첨가하자 생긴 쌉쌀한 맛과 상쾌한 향기 덕분에 맥주는 더욱 인기를 끌었다.
  한편, 양조업자들은 독특한 맥주를 만들어 팔기 위해 별의 별 것을 다 넣고 팔았는데, 게중에는 빨리 취하라고 독초도 넣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혼합이 되다보니 전체적인 질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되자 독일의 빌헬름 4세는 1516년 맥주 원료의 통일과 맥주의 품질 향상을 꾀하기 위해 보리(맥주보리)·홉·물 외에는 어떠한 원료도 맥주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령을 제정 공포하였는데, 이 공포령이 바로 '맥주 순수령'이다. 이 법령이 공포됨으로써 맥주의 품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품질 향상도 이루어지게 되었다.[각주:2]

  물론 그렇다고 맥주 순수령을 지켜 만든 맥주가 독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맥주 순수령을 지켜서 (물과 호프를 뺀 나머지의 전체)100% 보리로 생산되는 맥주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맥주로 하이트 프라임을 꼽을 수 있다.


  1. 겉보리에 수분·온도·산소를 작용시켜 발아시킨 보리의 낟알. [본문으로]
  2. 두산 대백과사전 참조. http://100.naver.com/100.nhn?docid=76683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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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urope 2008. 9. 29. 02:04

제품명 : BECK'S
원산지 : 독일 (Germany)
원료 : 맥아, 호프이스트, 이산화탄소, 물
종류 : 라거 (Lager)
알콜도수 및 용량 : 5%, 330ml
제조사 : InBev
제조업체 : BRAUEREI BECK & Co.

<맥주 소개>
  독일의 프리미엄 맥주. 앞서 소개한 크로넨버그처럼, 유럽 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이라면 쉽게 접하는 맥주다. 독일에서 보편적으로 팔리는 맥주라고 보면 될 것이다. 독일에서 가장 수출량이 많은 맥주기도 하다.
  벡스는 맥주 순수령을 지킨, 물 보리 호프만을 이용하여 만든 맥주다. 따라서 맛도 호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뒷 이야기>
  잘 알려진 바와 다르게, 벡스를 생산하는 회사는 벨기에의 회사 인베브(InBev)다. 언제 넘어갔는지는 찾을 수가 없었지만 (검색 실력이 딸려서 Orz).. 원래 인베브는 벨기에의 인터브루(Interbrew)와 브라질의 암베브(AmBeV)가 합병해 태어난 공룡 회사다. 합병 후, 얼마 전까지 인베브는 세계 맥주의 14%를 공급하는 점유율 제 2의 회사였는데, 2008년 5월에 11%로 세계 점유율 3위이자 미국 시장 48.5%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미국의 안호이저-부시(Anheuser-Busch)를 인수함으로써 영국의 SAB밀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맥주업체가 되었다.

  합병 후 회사의 이름은 '안호이저부시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인데, 이 회사의 제품 이름을 들어보면 버드라이트, 버드와이저, 스콜, 벡스, 호가든, 레페, 뢰벤브로이, 오비, 미켈롭, 내추럴 등 매우 친숙한 브랜드임을 알 수 있다.[각주:1]

<Taste>
  첫 인상은 매우 부드럽다. 탄산이 거의 없고, 거품도 거의 안 나는 편이라서 꿀꺽꿀꺽 넘겨버릴 수 있다. 그러나 첫 맛은 약간 인상이 다른데, 호프의 맛이 나기 때문에 약간 쌉쌀한 편. 천연 맥아의 구수한 맛이 난다고도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약간 텁텁한 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깔끔한 산뜻함이 느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끝맛은 약간 씁쓸하면서도 덥수룩하다. 남는 맛이 오래 가는 편.

<Tip>
1. 우유 한 잔 보다 칼로리가 적다고 한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맥주인 가장 큰 이유 (...)
2. 개인적으로는 초콜릿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3. 마시기 적당한 온도는 9도.

<Memory>
  사실 술을 먹기 시작한 후, 한국에선 잘 접하지 못했던 맥주다. 그러다 독일로 여행을 다녔을 때, 독일에 사는 여행을 같이 간 형의 사촌형이 길 걷다가 한 잔 하자면서 사 준 것이 바로 벡스. 정확히 그 때는 벡스를 몇 번 맛 본 상태라 벡스 골드(?)를 마셨지만 말이다. 그 이후로는 한국에 와서도 벡스를 자주 마시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씩 마트에 들르면 사서 오곤 한다.


  1. 이 회사의 역사는 그 자체가 합병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브루(Interbrew)는 1366년 벨기에 뢰벤에서 설립된 아르토와(Artrois)와 월론 지방 맥주업체인 피에드보에프(Piedboeuf)가 합병해 가 탄생한 것. 암베브(AmBev)는 1999년 브라흐마(Brahma)와 안탁티카(Antarctica)가 합병한 회사로 남미와 캐리비언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업체다. 1998년엔 한국의 두산맥주(OB맥주)도 인수(2001년과 2006년에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한 바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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